'첫 롤'의 두근거림

데이 트립 2010. 10. 26. 23:23

BBF :: Kodak colorplus 200

몇 년이 지나도 가치가 있는 것들이 좋다.
1년도 안 되어 가치가 사라지는 첨단기계가 싫다.
내게 디지털 카메라가 꼭 그러했다.
완벽하고 열악한 상황에서도 손쉽게 다룰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..
그러나 디지털 카메라의 그 너무나 완벽함에 질리기 시작했다.
애지중지했던 DSLR을 양도하고 내 전용 소유의 디카가 없는동안,
더 나은 사양의 카메라를 사야할지 고민되었지만..더이상 비싼 디지털 카메라에  끌리지가 않았다.
그러던 중에 SLR 카메라에 빠지기 시작했고.
족히 3~60년 정도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월을 뛰어넘는 아니,,
그 세월까지 가져다 줄 수 있는게 아닐까하는 그런 카메라들을 보게되었다.
너무나 마음에 드는 것을 발견했지만, 그 카메라를 가지기엔
카메라에 필름 한 번 끼워본 적 없는 내가 첫 카메라로 중형 카메라를 만졌다간 
그 귀하고 섬세한 아이를 내 손으로 망칠 것 같아 몇 일 고민 끝에 토이카메라 쪽으로 눈을 돌렸다.

마음에 드는 것을 골라 품에 안고 드디어 난생 처음으로 필름을 끼워봤는데 설명서를 분명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말라는거 이미 다 하고 있지를 않나 이 나이 때까지 필름을 만져보지 않았다는게 나로서도 어처구니 없었다.
그리고 그 생소한 아날로그의 맛에 두근거렸다.  



posted by Smyrna [스미르나]